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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진악산 굽이돌아 산기슭에 다다르니 인삼골 건강마을 요양원이 반기누나. 산 좋고 유서 깊은 이 곳 풍경 천하제일. 온 천지가 공해라도 이곳은 무공해. 좋다는 곳 여기저기 가봤지만 이만한 곳 없더라.
평택출장샵세상만사 다 버리고 천년만년 살고파라.'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할아버지의 생전 편지 中
천년만년 살고 싶다 했건만 몇 해 동안 인삼골 건강마을에 머물던 할아버지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났다. 편안한 모습이었기에 슬프지 않았다. 숱한 노인들의 삶을 품어준 공간, 따뜻했던 기억은 끝내 이별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삼골 건강마을에 묻히고 싶다고 유언을 남긴 할머니는 후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설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나무 아래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첫 수목장이었다. 삶을 마무리하는 시간, 인삼골 건강마을의 노인들은 맑은 물과 공기, 햇볕이 선물한 농산물을
평택출장샵수확하며 웰다잉을 준비한다. / 편집자
#온돌로 되어 있는 목재건물들
창문을 열면 들판과 숲이 내려다보이는 자연친화적인 공간, 산으로 둘러싸인 환경은 사회복지법인 인삼골 건강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다. 직접 농사지어 먹을거리를 자급자족하는 건강한 삶은 양향국 원장의 꿈이기도 했다.
1999년 법인을 설립한 이후 줄곧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웰빙과 웰다잉을 위한 실천을 사람들은
평택출장샵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지만 양 원장은 '낭만복지의 기쁨'을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삭막한 도심, 회색 건물 안에선 계절의 변화도 느끼기 힘들 것이다. 창밖을 내다보는 것만으로도 고향을 떠올릴 수 있는 환경, 눈이 내리면 삶을 반추하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자연을 선물하고 싶었다.
볕 좋은 날, 거실에 옹기종이 모여 해바라기를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은 인삼골 건강마을 직원들이 꼽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다.
금산군 금산읍 계진리에 자리 잡은 사회복지법인 인삼골 건강마을은 노인요양시설이면서 방문요양과 방문간호를 하는 재가복지센터, 장애인 활동 지원기관 역할을 겸하고 있다.
2001년 노인양로시설을 건축해 노인무료양로원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건물을 지으면 꼭 목재로 짓겠다고 다짐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바닥은 모두 온돌로 깔았다. 이곳에서 많은 어르신들은 온돌방에서 아궁이
평택출장샵 가까운 쪽의 아랫목을 떠올렸다. 앉아 있어도 누워 있어도 좋았다.
#사업 아닌 빠끔살이라도 좋아라
전라도에서는 소꿉놀이를 빠끔살이라고 부른다. 한 때 전라도 땅이었던 금산에서도 흔히 쓰이는 말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양향국 원장에게 자주 하는 말 중에 '빠끔살이 한다'는 말이 있다.
사업할 생각은 하지 않고 소꿉놀이 하듯 낭만적으로 시설을 운영한다고 건네는 말이다. 핀잔하듯, 잔소리처럼 꺼내놓은 말인데 정작 양 원장이 이 말을 좋아한다.
복숭아, 살구, 자두, 체리 나무를 심어 수확하고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고 닭이 주는 달걀을 먹고, 산양유를 짜면서 조금은 부족하게, 넘치지 않게, 만족하는 삶을 양향국 원장부터 풍요롭게 즐기고 있다.
고구마와 감자를 심고 수확할 때, 대추를 딸 때, 머위를 뜯어 나물을 무칠 때, 콩과 고추를 수확해 된장과 간장, 고추장을 담글 때 인삼골 건강마을에 입소한 할머니들은 손맛 솜씨 자랑을 하느라 바쁘다.
머리는 이미 놓아버린 기억을 손이 기억하는 경우도 있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어르신들도 장 담그는 날엔 어김없이 소매를 걷어 올렸다.
양향국 원장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많은 사람들이 병들어 죽지 않고 잘 늙어 죽음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향국 원장의 첫 직업은 간호사였다. 그러나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시대 흐름을 타고 조산사가 됐다. 16년 동안 금산에서만 4천700명의 아이를 받았다. 그러다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삶을 아름답고 건강하게 마무리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노인요양시설을 열었다.
#누구나 특별해지는 엔젤하우스
인삼골 건강마을에는 아주 특별한 집이 있다. 건평만 6평(19.8㎡), 작은 다락방을 더하면 9평(29.7㎡) 남짓한 펜션 건물이다. 이름은 엔젤하우스. 104세 주복임 어르신을 생각하며 마련한 건물이다. 자손이 없는 할머니는 15년 전 인삼골 건강마을에 왔다.
할머니의 유일한 즐거움은 쌀 포대의 쌀을 부어 하루 종일 뉘를 고르는 것이다. 아무도 없는 공간, 적막이 흐르는 혼자만의 공간을 원하는 할머니를 위해 궁리하다 펜션 한 동을 통째로 옮겨왔다.
이름도 지었다. 엔젤하우스. 작은 체구에 온종일 무릎을 꿇고 뉘를 고르는 할머니를 양향국 원장은 '엄마'라고 불렀다. 오랜 기간 고독하게 살아온 할머니에겐 고요가 가장 큰 선물이었다. 엔젤하우스는 부모님과의 1박2일을 희망하는 가족들을 위해 때때로 게스트하우스로도 사용하고 있다.
양향국 원장은 법인 주변에 자리 잡은 논과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어르신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20년 동안 야무지게 농사를 지었다.
닭도 산양도 행복해야 좋은 달걀과 건강한 산양유를 줄 것이라는 생각에 동물복지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한 달 전에는 2년 전 태어난 산양 샛별이가 새끼 세 마리를 낳았다. 동물들에게 주는 먹을거리도 친환경을 고집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반려동물들에게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먹이는 일을 즐거워했다.
출처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https://www.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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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금산 사회복지법인 '인삼골 건강마을'
